서브컬쳐 속의 학원 - 일반 학교의 안티테제(?) [1] 잡소리

게다가 이제는 세습구조까지도 수렴해가려 하고있다. 한국이 일본만큼의 세습에 대한 강한 문화적 뿌리는 없다고 하지만, 작금의 인적자원 육성 시스템 변화는 이에 대한 의식구조마저 바꿔갈 지도 모르겠다. 일본에서도 가장 공고한 학벌 내 동류의식을 형성하고 있는 집단으로 부상하는게 이른바 에스컬레이터 식 일관교육 수혜집단이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소학교)는 게이오의숙유치사(慶應義塾幼稚舎), 중학교는 게이오의숙중등부(慶應義塾中等部), 고등학교는 게이오의숙고등학교(慶應義塾高等学校), 대학교는 게이오의숙대학(慶應義塾大学)으로 줄줄이 가는 것이다. 이들은 일본 내 상류층과 중류층들의 사회적 지위 세습 열망을 한껏 끌어 모으고 있다.

일본을 덮고 있는 세 가지 격차, 다음은 한국?
中 발췌


  누가 덕후 아니랄까봐, 이 글 보면서 엉뚱하게도 이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예. 제목에서도 밝혔지만, 서브컬쳐에서 작중 배경으로 애용하는 '기숙형 거대학원', 혹은 이 배경의 확대판이라 할 수 있는 '거대 학원도시'. 이것 관련해서 이러한 생각이 들더군요.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서 나오는 학교는 실생활에서 흔히 겪는 '학교'의 안티테제이자 동경의 구현화가 아닐까"라고요.

  그거 관련으로 생각나는게 있어서, 잠깐 서툴게나마 써봅니다.


※Disclaimer※

본 글은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놓은 것이며, 건전한 토론과 의견제시는 언제나 환영합니다.
그러나 공지에 적었듯이 시비 및 키배는 바로 삭제 들어갑니다.
본 블로그에서는 아무리 하느님이랄지도 키배뜨면 바로 삭제고, 심하면 차단입니다.(...)





1. 들어가기 전에.
 -개인적으로는 매우 싫어하는 관점 중 하나지만, "대중문화"를 설명하는 이론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 중 하나 있습니다. 바로 "대중문화는 하류계층이 상류계층의 문화를 동경하여 저열하게 재생산하는 것"이라는 말이지요.
  즉, 대중문화의 주 소비계층인 중하류 계급의 사람들은 언제나 상류계급으로 편입되고 싶어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한 욕망을 달래기 위하여 상류층의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문화를 따라하고 싶어합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욕망을 자극하기 위하여 미디어의 제작자들(출판사, 방송사, 연예인 프로듀서들 등)은 그러한 요소들을 상품에 포함시켜 대중에게 판매합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제작자들은 더 자극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소비자들이 더욱 상품을 소비하고 싶어하도록 하며, 그 과정에서 상류 문화의 저열한 재생산이 일어나게 된다는 것이지요.
  이 이론을 대입시킨다면, 그 열화가 가장 심한 곳은 우리가 흔히 지칭하는 '서브컬쳐', 특히 애니메이션/만화 계열에서 더욱 심하게 일어납니다. (역시 매우 싫어하는 관점이지만) 애니메이션과 만화와 같은 경우에는 특히 말초적인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하여 상품성을 높히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굳이 멀리까지 나가지 않더라도, 최근의 카노콘 사건을 보면 대략 이해가 가시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중학교 시절 국어시간에 "문학의 기능"에 대해 배우신 것을 기억해보면, 문학의 기능 중 하나가 바로 "현실로부터의 도피, 그리고 겪어보지 못한 세계의 경험"입니다. 저 멀리 길가메시 신화부터 시작해서, 박씨전, 구운몽, 타잔 시리즈, 그리고 일제시대 홍명희 선생의 '임꺽정'과 심지어 사담 후세인의 소설까지 이러한 이야기들은 수도 없이 많지요. 문학작품을 통하여 현실에서는 이룰수 없는 꿈 - 신적인 인물이 아니면 갈 수도 없는 장소에서 불가능해 보이는 스릴 만점의 모험을 즐긴다던가, 부귀영화를 누리고 일곱 미소녀를 맞이하여 하렘을 만든다던가(처칠?), 청나라에게 국토가 짓밟힌 대 치욕을 소설 속에서 신나게 복수한다던가...-을 이룬다는 것은 문자 그대로 문학이 수행한 가장 오래된 기능 중 하나입니다. 다만 이제 이 기능을 비주얼적으로 수행하다 보니 말초적인 요소가 조금 더 섞여들어간 정도지요.
  이러한 요소를 고려한다면, 서브컬쳐 속에서 흔히 나오는 배경들과 설정들 -- 은 많은 수가 현실 생활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그리고 현실속에서 일어났으면 하는 요소가 섞여들어갔다고 보는 것도 그다지 심각한 비약은 아니리라 봅니다.




네기마 시리즈의 배경, 마호라 학원도시 내의 '도서관섬'.
'학원도시'는 19세기 유럽식 건물들이나 초현대적 건물이 즐비한, 웬만한 대도시보다도 더 거대한 도시구조가 특징이다.



2. 에스컬레이트식 학원?
 -에스컬레이트식 학원은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생소한 제도입니다. 마치 백화점 건물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계속 윗층으로 올라가듯 초등학교서 중학교로,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그리고 고등학교서 대학교로 한 재단 내에서 계속 올라가는 제도라고 보시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이 에스컬레이트식 학원의 최강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인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무조건은 아니고, 대학교는 시험으로 들어가야 하는데다가 중학교나 고교 진학시에도 절반 정도만 올리니 어느정도 성적이나온다던가 그 학원서 정한 기준을 넘어야겠지만, 에스컬레이트식 학원에서 계속 위로 올라가기란 상대적으로 쉬운 편입니다. 이런 식으로 쭉쭉 올라가다 보면 오랫동안 사귀는 친구들도 여럿 생기게 마련이고, 이러한 에스컬레이트식 학원의 특성상 사회에 나가게 되면 '높은 자리에 있는 친구' 하나쯤은 꿈도 아니지요. 특히나 계층간 이동성이 꽉 막혀있기로 악명높은 일본 사회특성상 이러한 조건은 상류층으로의 진입을 쉽게 해주는 동시에, 상류층으로서는 자신들의 입지를 굳히기 더 쉬워지지요.[시쳇말로는 끼리끼리 논다고 하던가요? :-)]
 게이오의숙 등 우리도 이름을 알 정도의 명문 사학들이 이러한 시스템을 채택하고, 또한 사립의 특성상 값비싼 수업료를 지불해야하는 형편상 '에스컬레이트식 학원'은 일본 상류층의 상징과도 같은 것이 되었습니다. 일단 에스컬레이트식 학원을 다닌다는 것은,최소한 부모가 그 돈을 지불할 정도로 부자이거나 아니면 공부를 잘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 정도면 그러한 사람들 사이에 끼어서 자신도 노력한다면 그 '상류층'에 진입할 수 있다는 꿈을 심어주기에는 충분하지요.



이 글에서는 이 정도만 적어두고, 다음에는 실제 서브컬쳐 속 학원의 이미지가 어떠한지 대강이나마 다뤄볼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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