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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ing, The Terminator, The Spy - 국왕폐하의 신나는 바이크 라이딩 by 카군


때는 2007년의 어느 날.

우렁찬 엔진음을 뿜으며, 일련의 바이커들이 할리에 올라탄 채 캘리포니아 1번 주립국도를 달려 내려갑니다.

주 정부에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도로를 지정 관리하는 State Scenic Highway System에도 포함된 이 도로를 타고 내려가는 일련의 중동인들과 미국인들의 앞뒤를 자세히 보면 육중한 경호차량이 따라붙고 있습니다. 앞으로 두 대, 뒤로 두 대.

이 무리 안에 꽤나 중요한 사람이 있냐고요?

예.


이 분이십죠.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 폐하.

이른바 본격 오덕킹으로 통하시는 그 분 맞습니다.(...)

왜 중동 국왕이 캘리포니아까지 와서 바이크 라이딩을 하냐고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1. 선지자 무함마드의 직계후손이자 요르단 왕국 국왕이라는 양반이 양키마냥 가죽 자켓을 걸치고 할리를 타고 수도 암만 시내를 내달리면 뭐라고 할까요?(...)

2. 그리고 가죽자켓+할리가 세계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지방은 어디일까요?(...)

결국 폐하께선 이 머나먼 이국땅(이라야 해봐야 어차피 이분이 나오신 고등학교가 매사츄세츠의 디어필드 아카데미니...)까지 와서 바이크를 타셔야 하는거죠.

여하간 이 기묘한 바이크 라이딩이 벌어진 이유는 몇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몇달 전, 국왕폐하는 간만에 영화를 보았습니다. 팀 앨런(우리에게는 TV시리즈 Home Improvement, 그러니까 우리나라 번역 제목으론 '아빠, 뭐하세요?'로 유명한 양반이죠) 주연의 Wild Hogs. 미 국내에선 꽤나 평론가들에게 두들겨맞은 물건이지만, 우리 압둘라 폐하는 미 정부에서 일하는 폐하의 미국인 친구 밥 리쳐(Bob Richer)와 신나게 웃으면서 보셨답니다.

그리곤 삘이 제대로 꽂히신 압둘라 폐하, 리쳐에게 운을 떼봅니다.

"야, 우리도 해보자!"

"폐하가 왕이시니...해보죠?"

이때부터 리쳐는 미국의 직장 동료들에게 연락해서 적당한 도로를 물색해보게 되고, 결국은 폐하와 리쳐, 그리고 비슷한 취미의 요르단 왕자들과 한무더기의 요르단 왕실 근위대원들, 그리고 비슷한 수의 미 비밀경호국 요원들로 구성된 이 기묘한 일행은 이렇게 미국에서 신나게 바이크 라이딩을 즐기게 된 것이죠.(...)

그리고 소도시 카멜-바이-더-시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즐기시는(이를 위해 양복차림의 요르단 근위병들이 문마다 서있고,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식당을 싹 비운건 넘어갑시다) 동안 소문은 여기저기를 거쳐...

브렌트우드의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 저택으로 들어갑니다.

몸이 근질근질해지신 우리의 거버네이터. 비서에게 명하십니다.

"내 할리하고 자켓 가져와!"

이제는 주지사 각하께서도 직접 터미네이터 촬영시 입던 자켓(!)을 걸치곤 할리를 몰고는 폐하의 모임에 합류해서 신나게 캘리포니아를 내달렸다는 아름다운 이야기.(먼산)


ps. 이 로버트 "밥" 리쳐(Robert "Bob" Richer)가 미 정부 봉록을 받는다고 이야기 했는데, 과연 어느 기관일까요?

정답은

C I A
(두둥)

넵. CIA 암만 지국장입니다. 그러니까

중동 국왕이랑 터미네이터스파이가 같이 어울려 캘리포니아에서 바이크라이딩을 했다는 소리...(먼산)

덧글

  • 오그드루 자하드 2009/08/12 21:59 # 답글

    오빠들, 달려!!
  • 카군 2009/08/12 22:03 #

    압둘라 폐하는 어째 파면 팔수록 좀 웃기는 에피소드가 많이 나오더군요(ㅋㅋㅋ)
  • 오그드루 자하드 2009/08/12 22:18 # 답글

    권력자 덕후들이 은근히 귀여운 면이 있단 말이지요. 불가리아 차르 보리스 3세 삭스코부르고츠키는 불가리아 국경 안으로 들어온 오리엔트 특급열차를 직접 몰며 자신의 덕력을 과시했다니.
  • 카군 2009/08/12 22:21 #

    우왕orz 본격 철덕입니까!

    그러고보니 압둘라 폐하는 또 중증 트레키라 스타트렉 보이져 방영시에 직접 출연한 적도 있었죠. 인제 배우조합 조합원은 아닌지라 대사는 못 했지만...그리고 스타트렉 무슨 시리즈였나는 기억이 안나는데, 그걸 암만 시내 극장에 걸어놓고 같이 시사회를 했다는 말도 있더군요;;;

    뭐 선왕 후세인 폐하가 압둘라 폐하 어머님을 만난 것도 자기 육군 1개 대대 빌려줘서 촬영 돕게 해주었던 아라비아의 로렌스 세트장에 놀러가서였으니 이건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걸지도요ㅋㅋㅋ

    ps. 그러고보니, 어머님이 영국계 백인인지라 후세인 폐하가 쉽사리 압둘라를 후계자로 지목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있더군요'ㅅ'
  • 오그드루 자하드 2009/08/12 22:28 #

    재미있군요. 얼마 전에 본 영화 <페드라>에서도 페드라의 남편, 선박왕 타노스가 "내 아들이 영국인 피가 섞였다고 뭐라고 하는 넘들이 있지만 그래도 내 후계자" 운운했거든요. 영화 <페드라>의 등장인물들이 모두 그리스인으로 설정되어 있죠.

    레반트-동지중해 일대에 특별히 외국인에 대한 배타적 태도가 퍼져 있는 건지, 아니면 아랍인들의 반영 감정 탓인지.....
  • 카군 2009/08/12 22:30 #

    아랍 민족주의 탓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아랍에서 가장 친영파라는 요르단이지만 팔레스타인 난민들도 득실득실하지 않습니까.
  • 정호찬 2009/08/12 22:49 # 답글

    국왕과 주지사의 만남이라;;;
  • 카군 2009/08/12 22:51 #

    거기다가 이 라이딩을 주선한건 CIA 지국장...(먼 페트라)
  • 대한민국 친위대 2009/08/13 02:09 # 답글

    이분 밀덕인지 알았는데 바이클 덕후군요... 덜덜덜... 상상이 안돼!!!(...)
  • 네비아찌 2009/08/13 11:10 # 답글

    보잉 747을 직접 조종해서 이착륙까지 하시던 부왕의 아들이니~~~
  • 오그드루 자하드 2009/08/21 21:57 # 답글

    지금 생각해보니 압둘라 국왕께서 꽤나 행복하셨을 듯. '터미네이터'와 '스파이'하고 함께 바이크라이딩을 하다니, 이거슨 덕후의 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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